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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도 外人 손에…
연일 외국인 매수세

영향력 갈수록 확대

대외 여건따라 변동성 커져

불안가중땐 급속이탈 가능성

외국인 투매로 폭락한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외국인 매수세로 연일 강세다.

당분간 채권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지만, 정책금리와 시장금리와의 격차가 줄었고, 글로벌 경기 불안으로 인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할 변수다.

일단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3.25%로 동결됐다.

글로벌 경기가 나빠질 게 확실시된 데다 국제 유가와 원화 가치까지 하락하면서 인상의 명분이 약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주요 국공채와 기준금리와의 차이(spread)는 더욱 줄었다. 달리 얘기하면 그만큼 추가적인 금리 하락, 즉 수익의 기회가 낮아진 셈이다.

물론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의 여지가 좀 더 남아 있어 채권시장 강세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지만, 기준금리가 내려가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장 일각에서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하 예측이 나왔던 이유다.

강세를 주도했던 외국인들의 태도 변화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원화채권 매수의 가장 큰 이유는 탄탄한 재정 건전성과 외환 보유액, 통화 저평가 등인데 이는 모두 경상수지나 수출, 즉 기업 실적에 의해 지탱된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재정과 외환, 원화 가치 등이 모두 압박받을 수 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강력한 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무너지면서 현재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재정 건전성이 양호한 국가들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그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한국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것이고, 외국인의 원화채권도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신 본부장은 “지금은 시장 폭락이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 국면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별다른 대책 없이 현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침체에 빠질 위험이 상당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원화채권 매수 주체가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중앙은행 자금이 많은데, 이들을 글로벌 경기가 훼손될 경우 외환 보유액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원화자산의 안정성이 낮아질 경우 좀 더 안전한 자산을 보유하려 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원화채권을 내다 팔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중국 자금의 향배가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선진국 경제 불안으로 인해 국내에 유입된 선진국 채권자금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로 국고채 강세가 진행됐지만, 외국인 영향력 확대는 그만큼 대외 자금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주식시장이 대외 변수에 민감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편 당분간 물가보다는 경기가 채권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소영 한양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정부의 미시적 정책으로 인해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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