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인버스ETF 외국인 비중 7.7%P급증…코스피 하락 무게 둔 매매 추정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코스피 하락 시 수익을 얻는 쪽에 미리 베팅을 해놓고 이달 순매도에 나섰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코스피 하락 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ETF에서 1월 중순 이후 외국인 비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우리투자증권 조사 결과 KODEX 인버스와 TIGER인버스, KOSEF인버스ETF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 10일 8.1%로 지난달 17일 0.4%에서 무려 7.7%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KODEX인버스ETF의 경우 외국인 비중은 8.6%에 달했다. 인버스ETF는 지수의 방향에 ‘-1배’로 움직이는 ETF를 말한다.
최창규 연구원은 “외국인의 인버스ETF 매매비중 확대가 본격화된 시점은 1월 말로 상당한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매매목적을 추정하건데 그동안의 현물매도보다 더욱 투기적인 성격임은 분명해 보인다. 인버스ETF 외국인 비중 감소시점을 반등의 타이밍으로 설정하는 전략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 27일부터 본격적인 선물매도에 나섰고, 이는 베이시스 하락으로 이어져 1월 28일부터는 현물 매도가 본격화됐다. 2월 1일부터는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결국 1월 27일 2121.06으로 정점을 찍었던 코스피는 2000선이 힘없이 붕괴되며 11일 1977.19까지 미끄럼을 탔다. 특히 프로그램 순매도의 경우 베이시스 악화에 따른 차익순매도 물량보다는 포트폴리오 편입종목들을 일괄매매하는 비차익순매도가 더 많은 점이 눈에 띈다. 1월 27일부터 2월 11일까지 차익순매도는 1조1923억원, 비차익순매도는 1조2658억원이다. 즉 베이시스 하락에 대한 기계적 반응이 아니라, 하락 자체에 무게를 둔 매매를 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결국 인버스ETF에 투자했던 외국인은 이 기간 코스피가 6.78% 하락한 만큼의 수익기회를 가진 셈이 된다. 실제 1월 27일 종가 대비 2월11일 종가를 비교하면 KODEX인버스는 7.45%, TIGER인버스는 7.42%, KOSEF인버스는 7.58%가 상승해 시장하락폭 이상의 성과를 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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