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문닫고 휴업돌입
세입자 집못구해 발동동
서울 강남권에 불 꺼진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속출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때아닌 임시휴업 사태에 전세난으로 가뜩이나 집구하기가 어려운 세입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시가 국토해양부, 경찰과 합동으로 강남, 송파, 강동구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서면서 강남일대 부동산중개업소가 줄줄이 휴업에 들어갔다. 이번 단속 대상은 ▷중개업자가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전세물건을 유인하기 위해 전세값을 올리는 행위 ▷중개수수료 웃돈 수수행위 ▷공인중개사 자격증 대여 행위 ▷중개보조원 고용신고 미이행 등이다. 중개업소들은 행여 불똥이 튀는 것을 미리 피하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추가 단속반이 뜰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영업 재개를 꺼리는 업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엘스ㆍ리센츠, 신천동 파크리오 일대에 포진한 일대 중개업소 50여 곳은 지난달말부터 9일까지 문을 닫았다. 일부는 10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통상적인 주변업소와 매물공유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잠실 한 공인 중개사는 “전화 걸려오는 손님을 중심으로 외부에서 따로 약속을 잡고 있지만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인근 부동산과 매물정보 교류도 뚝 끊겨 일대 물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잠실은 2008년 7월부터 9월까지 1만 8105채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해당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떨어졌지만, 입주 2년차가 돌아오는 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서울시와 관계당국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행위에 대해 특별단속을 실시하자, 강남지역 중개업소들이 줄줄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이에 전세난으로 집구하기가 어려운 세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
또 다른 강남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은 전통적으로 전세 수요층이 두터운 지역인데다, 2년여 전 재건축 단지 대규모 입주 등과 맞물리면서 비정상적으로 떨어졌던 전세값이 오른 것”이라며 “단순한 전세금 상승폭만 가지고 문제지역으로 지목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2009년 3월 3.3㎡당 795만8000원이던 전세금이 이달 초 1037만4000원으로 241만6000원(30.3%) 뛰었다. 송파구는 715만5000원에서 912만7000원으로 197만2000원, 강남구도 940만5000원에서 1172만 4000원으로 231만 9000원이 각각 올랐다. 77만원(3.3㎡당)인 수도권 평균 상승분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정순식ㆍ김민현 기자/ ki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