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구제역 사태가 진정된 이후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28일 유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의 구제역 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키고 모든 상황을 말끔히 수습한 다음 깨끗이 물러나겠다”면서 “결코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구제역 방역이 마무리된 다음 장관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 장관은 다만 “지금은 오로지 사태 해결에 모든 생각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책임론 등 정치적 논란이 일게 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돼 저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반드시 있고 시간이 지나면 책임 소재도 분명히 드러나겠지만, 정치인은 시시비비를 떠나 결과에 대해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평소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살처분 가축수는 300만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5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는 방역당국의 초동대응 실패가 구제역 전국 확산 사태로 이어졌다는 조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야당은 물론 친정인 한나라당으로부터도 ‘책임론’, ‘사퇴론’이 제기되자 유 장관이 직접 사퇴의사를 밝히기에 이르렀다.
유 장관은 “30년 공직생활에 두 번의 민선 단체장을 역임한 재선 국회의원이자 장관으로서 엄중한 사태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장관은 회견 직후 긴급 국장회의를 주재한뒤 인천국제공항 방역 현장으로 이동했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swan@heraldcorp.com